사진(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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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필름 카메라를 쓰는 이유 - 디지털 문명에 대한 단편적인 생각
집에서 스스로 필름을 현상하고 스캔하는 작업을 설명하는 글을 몇 개 올리려고 한다. 그 긴 과정에 들어가기에 앞서 그래도 중요한 말이 있어서 조금 적어본다. 나는 왜 필름 카메라를 쓰는가? 21세기에 들어서면서 디지털카메라가 19세기와 20세기의 필름 카메라를 완전히 대체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경향이 나타난 배경에는 사진기 자체를 대하는 자세에 대한 인식이 변했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이다. 즉 처음에는 회화의 연장선상에서 예술적 창작의 도구로 발명된 카메라가 나중에는 순전히 재현의 도구로만 쓰이는 디지털 문명의 시대가 왔기 때문이다. 물론 디지털카메라를 지금도 창작의 도구로 쓰는 소수의 예술가도 있지만 (사진을 전공으로 배운다면 이러한 면을 집중적으로 배울 것이지만...), 디지털카메라를 구입하는 대다수..
2018.08.28 -
즈미크론 Summicron-R 50mm f/2
Leica R7과 쓰는 즈미크론-R 50mm f/2 렌즈. 1964-1976년 사이에 생산된 이 50mm 렌즈는 동시대에 가장 뛰어난 50mm 렌즈로 꼽혔다. 308그램의 무게로 가볍다고 할 순 없지만 내구성이 대단히 뛰어나기 때문에 내가 소유한 렌즈의 경우 새 제품처럼 보이며 그것처럼 작동한다. 크롬(색) 버전은 매우 희귀하여 컬렉션용으로 여겨진다. 내가 이 렌즈를 특별히 좋아하는 까닭은 그 보케에 있는데, f/2로 놓았을 때 이 렌즈만의 독특한 보케가 잡히기 때문이다. 다른 렌즈에 비해 영상이 굉장히 유려하면서 부드럽다. 비록 50년도 넘은 렌즈기 때문에 그 이후 기술의 발전으로 생산된 Loxia와 같은 렌즈에 비해서는 완벽성이 다소 부족하다고 보일 순 있겠지만 (보기를 들자면, 보라색이 두드러지는 ..
2018.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