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필름 리뷰] 코닥 골드 2 Kodak Gold II (ISO100), 그리고 만기된 필름을 사용하는 팁

2019. 7. 15. 08:50아르티움 1.0/스트리트 포토그래피

 

 


이 필름은 이베이에서 구매한 코닥 골드 2 Kodak Gold II 필름이다 (ISO 100). 1995년에 이미 사용기간이 만기 해버렸지만 만기 된 필름을 사용하는 멋이 따로 있다. 만기 된 필름은 일단 보관을 잘한다면 만기 된 뒤로도 족히 십 년 넘게 쓸 수 있다. 보관은 아직 노출이 되지 않은, 즉 원래 포장 그대로의 필름인 경우 6개월 이하의 기간일 때는 섭씨 13도 전후로, 습도는 60퍼센트 이하인 곳에 보관해야 한다. 만약 6개월 넘게, 즉 아주 오랜 기간 동안 보관하려 한다면 영하 20도 정도의 냉장고에 매우 차갑게 보관해야 한다. 6개월 이하로 보관한 필름을 다시 사용할 때는 상온에 3시간 정도 두었다가 충분히 필름이 상온을 회복했을 때 카메라에 넣어야 한다. 영하에 두었던 필름을 다시 사용할 때는 상온에 더 긴 시간 동안 충분히 꺼내 놓았다가 쓰도록 해야 하며 가장 이상적으로는 근처 카메라 샵에 가서 해동을 위한 특수 기계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참고로 노출이 이미 되어 버린, 즉 찍고 난 필름은 6개월 이상 보관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그리고 6개월 이하로 보관할 때도 반드시 냉장고에 두어야 한다).

 

 

1995년에 만기되어 그다지 이상적으로 보관되지 않았던 이 필름을 구입한 이유는 색감이 어떻게 나올지 궁금해서였다. 필름 카메라는 디지털카메라에 비해 색감의 향연이라 할만큼 색감이 결과물의 주된 느낌을 좌우한다. 그렇기 때문에 각 필름마다 저마다 맞는 카메라의 조합이 있는가 한편 저마다 맞는 작품세계와 스타일이 있는 것이다. 이 필름은 2018년, 즉 만기 된 지 23년 뒤에 다시 꺼낸 셈인데, 헥사af에 넣어서 루마니아에 갔을 때 몇 롤을 찍어봤다. 왼쪽에 보이는 사진은 루마니아의 수도 부크레슈티의 구 도심가의 어떤 고풍스러운 건물의 상층부를 담은 모습이다. 이 때는 한 여름의 더운 날씨에 오후 6시경 저녁을 맞이할 때쯤으로 기억한다. 해가 완전히 지던 시간은 8시가 넘어야 했지만 이미 하늘은 흔한 노을의 노르스름한 기운을 뿜고 있었다. 일단 결과를 보면 이 사진은 보라색 대비 노란색에 있어 전자를 매우 두드러지게 강조된다. 하지만 이것이 단지 필름의 성격 자체로만 결론이 났다고 볼 순 없다. 필름을 현상하는 과정에 있어서도 색감이 좌우되는 요소가 매우 다양하기 때문이다. 내 경우에는 스스로 현상을 했기 때문에 내 현상 습관에 맞춰서 기본적인 현상 색감이 있다. 나는 일단 노란색을 낮추는 대신 약간 신비스러운 푸르스름한 기운이 살짝 들게끔 현상한다. 아마 이러한 현상 스타일에 덧붙여서 만기가 되면서 변화한 필름의 색감에 따라 위와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본다. 아직 같은 필름이 몇 롤 더 남아있는데 이 색감에 맞춰서는 외로운 도심의 야경, 즉 네온사인과 어느 가게의 내부 조명이 은은하게 흘러나오는 장면을 조금은 멀리서 찍어서 화려한 도심 속의 아이러니한 외로움을 담는다면 아주 마음에 드는 작품이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 조만간 시간이 난다면 이러한 프로젝트를 진행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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