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로 듣는 클래식]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29번 함머클라비어 (2) - 안드라스 쉬프

2012. 12. 15. 03:53아르티움 1.0/쉬프의 베토벤 소나타 강의

© Guardian Unlimited
Ludwig van Beethoven
Piano Sonata no. 29
opus. 106
Andras Schiff
HammerKlavi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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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편에 이어


모든 것이 어둡고 절망적이면서 슬픈 이 장엄한 아다지오가 끝나고 난 뒤에서야 베토벤은 부활을 이야기 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F# major 에서 끝냈는데요 

저한테 베토벤의 가장 기가막힌 부분이 이제 나옵니다.푸가를 소개하는 부분이지요. 대위법의 탄생, 또는 성경에 나오는대로 말하자면 창세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끝냈었죠 



네. 이게 전체 패시지입니다. 모든 것을 말하지는 않겠지만요. 기본 아이디어인 하강하는 3도는 잘 드러나 있습니다. 베토벤은 여기서 자신이 푸가를 쓰고 싶어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푸가의 모델은 누구이지요? 네 당연히 요한 세바스찬 바흐입니다. 베토벤이 피아노 앞에 앉아서 자기 앞에 평균율 악보를 가지고 있는 것을 저는 상상할 수 있습니다. 이 가운데 여러 곡과 그 부분들을 연습해보면서 '아 그래', '아, 이건 아니야', '3도를 더 연주해볼까?' 하면서 바흐의 다른 작품을 또 시도해보는거죠. 또 고르지 않기도 하고요. 이렇게요 


바흐에서 이렇게 연주할 수 있죠 

바흐의 또다른 작품은요 

2권을 보면요 

같은 키에요. g# minor. 

그리고는 또다시 놀라운게요. 이 작품의 첫 아르페지오 ♬ 에서 모든 f 를 연주해요. 자신의 피아노 안에서요. 그리고는 모든 a 를 칩니다. f 와 a 는 10도, 또는 확장된 3도의 관계인데요. 그리고는 푸가의 첫 도약이 나옵니다 


네. 이 전체 작품이 10도 도약하는 것으로 시작해요 

여기에도 다시 나오죠 

네. 이제 마지막 획이 나옵니다. 이 놀라운 푸가입니다. "con alcuna licenza" "왠만큼 자유롭게". 꽉막힌 바흐식의 푸가는 아니에요. 조금 자유롭죠. 3성부에요. 뭐가 자유롭다는거죠? 3성부 말고도 다른 성부를 넣을때가 있거든요. 오르가니스트처럼 베이스를 이중으로 한다거나 하는거죠 ♬ 가끔씩 3성부 말고 한참 많을 때도 있어요. 그래도 거의 대부분에 걸쳐서는 3성부를 유지하죠.

아주 어려운 작품입니다. 하지만 절대로 혼란스럽게 느껴져서는 안돼요. 카오스처럼 느껴지면 연주자의 잘못이에요.ㅎㅎ 들으시는 분들은 이 푸가에서 이해하실 부분들이 있어야 합니다. 의무에요. 이 푸가에 대해서 더 생각하고 더 분석할수록 이 안에 들어있는 기가막힌 질서를 느끼실 수 있어요. 물론 굉장히 어렵지만요. 쉬워보이지는 않습니다. 다시 한번 여기서도 템포가 빨라요. 4분음표에 144에요 

아주 빨라요 네. 너무 빠르네요.ㅋㅋㅋㅋㅋㅋ

이게 주제구요. 사실 푸가치고는 아주 긴 푸가에요. 보기를 들자면 이건 훨씬 짧죠 

바흐의 주제들도 거의 다 짧은 편이고요. 이건 아주 길어요.

자. 10도 도약을 하면서 시작하고요. 트릴을 더합니다. 꼬리가 붙었죠 

조금 천천히 쳤는데요. 제가 연습하기에도 좋고 여러분들께서 이해하시기에도 좋지요 ㅋㅋㅋㅋ

다시 3도를 들어보세요 

그러니까 뭐랄까 민주적이지 않아요. 각 음표들이 똑같이 중요하지는 않아요. 어떤 음표들이 다른 음표보다 더 중요하기도 하지요 

리라리라~ 

두번째 성부가 입장합니다. 대답을 하는 목소리입니다. 여러분들 대부분께서 아시겠지만 푸가에는 질문과 대답이 있습니다. 대답은 진짜 대답으로 할수도 있고 조성적 대답이 있어요. 바흐의 예를 들면요 이건 진짜 대답입니다 

완전히 똑같은, 5도 위의 대답입니다. 이제는 조성적 대답의 보기를 들어드릴게요 

이건 조성적 대답이에요. 왜냐면 질문은 5도로 시작했는데요. 대답은 4도이거든요 ♬ 이거 대신에요 ♬ 이게 진짜 대답이겠지요.

그러니까, 베토벤은 이렇게 시작했고 ♬ 대답은 이랬어요 ♬ 10도 도약이 아니라 11도에요. 

베토벤은 바흐와 그 시대의 모든 발명과 장치들을 가져왔어요. 푸가의 주제, 전위, 증가, 감소, 스트레타와 역행까지. 이 모든 것들이 굉장히 학구적으로 들리실텐데요. 아니요. 사실 각 정거장이 이전 정거장보다 3도 낮은 곳에 있습니다 

증가와 같은 새로운 장치를 소개할 때는요 이전 음에서 3도 떨어진 곳으로 보여줘요. 조금 더 연주해볼까요


벌써 3도를 제거해버렸는데요 



네. 이게 다음 정거장입니다. G# major ♬ 보이시겠지만, 오르가니스트처럼 옥타브를 연주해요. 그래서 '왠만큼 자유로운' 푸가라고 한 것이지요 


이제 새로운, 에피소드 같은 부분이 나오는데요 ♬ 이 부분은 뭔가 변주 또는 10도의 음정을 채우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어요. 하지만 뭔가 스케르찬도 같은 에피소드에요 


네. 여기서 어떤 일어나나요 ♬ 다시 3도가 내려왔어요 ♬ B# major ♬ G# major ♬ E# ♬.


E# major 또는 minor 에서는 증가가 있어요. 주제는 이랬지요 

증가라고 하면, 더 큰 음정값을 가졌다는 뜻이에요 ♬ 원 ♬ 투 쓰리 

슬로우모션이에요 ♬ 

포르찬디를 넣어주면서 무겁게 만들어버렸습니다 ♬ 


자 이제는 증가를 뒤집어서, 원래는 이랬지요 ♬ 이제는 이래요 

빰빰 

빰빰 

이것이 다음이었고요. 이 충돌, 교통체증과도 같은 부분이 지나고 나면요 

A# major 의 스케르찬도가 나옵니다 



다음 정거장이 나옵니다. b minor 에요. 처음엔 E# 이었지요 

아주 흥미로워요. 왜냐하면 종이 위에서 분석을 해야만 이해가 되거든요. 역행이라고 하는건데요. 독일어로는 '게'라고 하는데요. 정확하게 말하자면 게는 옆으로 움직이기 때문에..ㅎㅎ 그런데 독일에서는 그렇게 불러요. 왜냐하면 뒤로 가니까요 

트릴을 들어보시면요 

제가 이걸 뒤집어보면요 

신에게 맹세하지만 뭐 둘 다 똑같긴 해요.ㅋㅋㅋ. 차이를 듣기가 힘들지요.ㅎㅎ 이 위에는 아주 아름다운 레가토가 대위적으로 놓여있습니다 

모든 세 부분이 역행을 연주해요 

소프라노 

베이스 

모두 그런걸 들었으니 다음으로 진행되지요 

이제는 역행의 꼬리부분만 보게 됩니다 

뒤집지요 

같이 해서, 꼬리 부분이 정상 모습과 뒤집힌 모습으로 나옵니다 

이게 다시 한번 con alcune licenza 에요. 오케스트라지요 

베이스가 진짜 대답을 가지고 치고 들어옵니다 

조성적 대답이요 죄송합니다. 그리고는 D major 의 주제가 나옵니다 

베토벤이 dolce 라고 푸가에 적습니다 


다음 정거장이 전위입니다 

기억하시나요 

거울같아요 



여기서 알토 

다시한번 베이스가 전위를 연주합니다 


이제 전위와 주제가 동시에 나옵니다 


여기가 광기의 절정입니다.

10도의 도약. 또는 전위. 이것들은 가장 작은 단위들로 쪼개졌어요. 2개의 음과 감소. 올라갔다 내려갔다 동시에 일어나죠 

이건 마치 종말 같아요. 세계의 종말. 그리고는 정적이 흐릅니다. 페르마타는 아니고요.

다음을 보면요. 마치 변신한 것 같아요. 갑자기 "Missa Solemnis" Benedictus, qui venit in nomine Domine 가 나옵니다 

정말이지 이 세계를 벗어난 느낌입니다. 수백년 전에 팔레스트리나 (역주: 조반니 피에를루이지 다 팔레스트리나 Giovanni Pierluigi da Palestrina, 1525?-1594) 나 뭔가 정말 중세의, 순수한 음악을 위해서 베토벤은 우나 코르다를 씁니다. 아주 짧은 부분인데요. 이 D major 에서 토닉인 Bb major 로 어떻게 돌아오는지 기가막혀요. 다시 연주해 볼게요 ♬ 다시 돌아왔습니다.


두번 돌아오지 않을 세상에게 작별인사를 하는 것 같습니다. 이제 그는 우나 코르다를 떼어버립니다. 모든 코드가 연주를 합니다 

2개의 주제를 합칩니다. 베네딕투스 주제와 푸가를요 ♬ 여기서 베이스가 오르간처럼 포르티시모로 나옵니다. 베네딕투스로부터 천둥치며 나옵니다 ♬ 주제의 파편들만 들립니다 

여기서 다시한번 전위와 주제가 같이 나옵니다 ♬ stretto 로요. 스트레타는 '뭔가 타이트한' 의 뜻이에요. 그러니까 두번째 목소리가 첫번째 목소리를 방해해요. 첫번째 목소리가 주제를 끝내기도 전해 들어오지요 

이게 첫 목소리고요 ♬ 이게 두번째에요 ♬ 겨우 4분음표 하나 차이로요. 이걸 듣기가 아주 어려워요 

마지막 단계에 왔음을 느낍니다 ♬ 이 도미넌트 페달 부분들이 있고요 ♬ 

여기서도 뒤집으면요. 베이스가 전위를 가지고. 소프라노에 진짜 대답이 있습니다 

마지막에 결국 홈 키가 있어요 

이게 마지막입니다. 마치 필름이 끊긴 듯하지요. 빰!

아니면 화산이 폭발하고 난 다음에 아직도 연기가 조금 남아있다고나 할까요 

파편과 부분들만 

하나는 상승하고 다른 하나는 하강합니다 

베이스가 여기서도 

이런 패시지는 

피아노 콘체르토에서나 쓰이지 푸가에는 쓰이지 않을법해요 

베이스가 다시한번 이렇게 낮아요 

느려지면서 poco adagio 에 이릅니다. 원래 템포보다 아주 느려지지요 

6개의 목소리가 있습니다. 엄격한 3성부가 아니에요 

마지막으로 아주 유머스러운 터치가 있어요 

딱 하나 바흐의 e minor 푸가가 있는데요 ♬ 

유니슨이 있는건 말이지요. 유니슨은 푸가에 원래 자리가 없어요. 개념적으로 모순이거든요. 그래서 저는 함머클라이버가 청동이나 대리석 같은 걸작이라기보다는 인간적인 모습, 우리가 인간일 뿐이라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생각해요. 신이 아니고요 

이 도약의 연속 

이 마지막마저도 특이해요. 모두 마디와 부딪쳐요. 2, 3, 4 들이 있어요.


음.. 제가 꽤 길게 얘기했는데요. 이제 한번 쭉 연주만 해볼게요.ㅋㅋㅋㅋㅋ 5분이면 돼요.ㅋㅋㅋ

(박수)



(박수)



© 번역: 아르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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